8. 보제화상과 대화
보제화상이 하루는 거사에게 물어 말하되
이 한낱 말로는 이제나 옛이나 唇舌을 피할 사람은 드무니 방옹은 피할 수 있겠는가
거사가 應諾하니 보제가 前의 말을 다시 하거늘
거사가 운 하되
어느 곳에서 去來하는가
하니 보제가 또 前話를 들어 말하니
거사가 운하되
어느 곳에서 去來하는가
보재가 운하되
다만 지금만 아니라 古人도 이러한 말이 있도다
거사는 춤을 추면서 나가거늘
보재가 운하되
이 미친놈 스스로의 허물을 누구에게 점검케 하는고
하다.
거사는 대동보제선사를 보고 손에 조리를 들어 보이면서 운하되
大同師! 大同師!
해도 보제가 대답하지 아니하니
거사가 운하되
石頭의 一宗은 스님의 처소에서 녹아 없어지는구나
하니
보제가 운하되
방옹이 들추지 않더라도 분명히 이와 같도다
하거늘 거사가 조리를 놓고 말하되
어찌 한 푼의 가치도 없다는 것을 알았으리요
보제가 운하되
비록 한푼의 가치도 없어서 다른 사람은 하품을 하고 또한 옳다 그르다 할지라도 나는 만족하게 여긴다
거사는 춤을 추면서 나가거늘 보제가 조리를 들고 운하되
거사!
하고 부르니, 거사가 머리를 돌이키거늘 보제가 춤을 추면서 나가니 거사가 손뼉을 치면서
歸去來! 歸去來!
하다.
하루는 보제가 거사를 보려가니
거사가 운하되
어머님 태중에 있을 때 一則語를 화상에게 말씀해 드리니 道理를 지어서 지키지 마시오
보제가 말하기를
오히려 삶이 隔했도다
거사가 운하되
스님을 향한 말은 두려워 할 것이 아닙니다
보제가 운하되
사람을 놀라게 하는 句를 어찌 두려워하지 않으리요
거사가 말하되
스님과 같은 見解는 가히 사람을 놀라게 할만합니다
보제가 운하되
道理를 짓지 않는다는 것이 도리어 道理를 지음이로다
거사가 운하되
다만 一 生二生을 隔했음이 아니로다
보제가 운하되
밑바닥 僧을 점검하는데 一任하노라
거사가 손가락으로 세 번 퉁기다.
하루는 거사가 보제를 보려 가니 보제가 오는 것을 보고 문득 문을 닫으며 말하기를
아는 것이 많은 늙은이는 相見하지 않겠다
거사가 운하되
홀로 않아 말함은 누구에게 허물이 있는고
하니 보제가 이에 문을 여니 거사가 把住하며 말하기를
스님이 아는 것이 많은가 내가 아는 것이 많은가
보제가 운하되
아는 것이 많도다
하면서 문을 열었다 닫았다 하며
말아 드리는 것과 펴는 것의 차이가 어느 정도인고
거사가 운하되
이 물음은 사람을 氣急殺하게 하도다
하니 보제가 말이 없거늘 거사가 운하되
巧를 희롱하다가 拙을 이루웠다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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