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변 14.
석구(石臼)스님이 처음 스님을 참례하자 스님께서 물으셨다.
"어디서 오는가?"
"오구(烏臼)스님에게서 옵니다."
"오구는 요즈음 어떤 법문을 하던가?"
"여기서 몇 사람이나 아득해(茫然) 있습니까?"
"아득함은 우선 그만두고 간단한(초然) 한마디는 무엇이더냐?"
석구스님이 이에 세 걸음 앞으로 다가가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오구를 일곱 대 때릴 일이 있는데 그대는 기꺼이 받겠는
가?"
"스님께서 먼저 맞으십시오. 그런 뒤에 기꺼이 오구스님에게 둘려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