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변 11.
분주 무업(汾州無業:780-821)스님이 스님을 참례하였다.
스님께서는 그의 훤출한 용모와 종소리같이 우렁찬 목소리를 보고
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높고 높은 법당(佛堂)이나 그 속에 부처가 없구나."
무업스님이 절하고 끓어앉아서 물었다.
"3승(三乘) 교학은 그 이론을 대략 공부하였습니다. 그런데 선문
(禪門)에서는 항상 바로 마음이 부처라고 하니, 정말 모르겠습니다."
"알지 못하는 마음이 바로 그것이지, 그밖에 다른 것은 없다네."
무업스님이 다시 물었다.
"무엇이 조사가 서쪽에서 찾아와 가만히 전수하신 심인(心印)입니
까?"
"그대는 정말 소란을 피우는군. 우선 갔다가 뒤에 찾아오게."
무업스님이 나가는 차에 스님께서 불렀다.
"여보게!"
무업스님이 머리를 돌리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게 무엇인가?"
무업스님이 딱 깨닫고 절하자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둔한 놈아! 절은 해서 무엇하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