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변 24.
한 강사(講師)가 찾아와서 물었다.
"선조에서는 어떤 법을 전수합니까?"
스님게서 되물었다.
"강사는 어떤 법을 전해 주는가?"
"외람되게도 20여본(本)의 경론을 강의합니다."
"그렇다면 사자(獅子)가 아닌가."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스님께서"어흠!"하고 소리를 내자 강사가 말하였다.
"이것이 법이군요."
"무슨 법인가?"
"사자가 굴에서 나오는 법입니다."
스님께서 잠자코 있자 강사가 말하였다.
"이것도 법이군요"
"무슨 법인가"
"사자가 굴 속에 있는 법입니다."
"나오지도 않고 들어앉지도 않는 것은 무슨 법인가?"
강사는 대꾸가 없었다. 드디어 하직을 하고 문을 나오는데 스님
께서 "좌주여!"하고 불렀다. 강사가 머리를 돌리자 스님께서 말씀하
셨다.
"이게 무엇인가?"
강사가 역시 대꾸가 없자 스님께서는 "이 둔한 중아!"하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