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감스님은 절강에서 오조산으로 돌아온 뒤에도 머뭇거리며 선뜻 선원에 들어오려 하지 않자 원오스님이 말하였다. "나와 네가 서로 헤어진 지 겨우 한달 남짓인데 지금 서로 만나 예전과 비교하니 어떻느냐?" "나는 그저 네가 의심스럽다." 불감스님은 마침내 선당에 들어왔다. 어느 날 원오스님과 함께 오조스님을 모시고 산에 놀러갔다가 오조스님이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동사 스님이 앙산 스님에게 물었다. "너는 어디 사람이냐?" "광남(廣南)사람입니다." "내 듣기에는 광남에 풍랑을 멈추게 하는 구슬이 있다 하는데 그 구슬을 얻었는가?" "얻었습니다." "구슬은 무슨 색이던가?" "보름 달밤엔 나타나지만 그믐엔 보이지 않습니다." "내게 보여주지 않겠는가?" 앙산이 차수(叉手)하고 앞으로 나아가면서 말했다. "저는 어제 위산에 도착하여 이 구슬을 찾아보라는 말을 듣고는 대답할 말이 없고 펼쳐 보일 이치도 없었습니다." 오조스님은 불감스님을 돌아보며 말하였다. "이미 구슬을 얻었다 해놓고 그 구슬을 찾자 그 때는 대답할 말도 없고 펼쳐 보일 이치도 없다고 한 것은 어찌된 일인가?" 불감스님은 아무 말이 없다가 그후 어느 날 갑자기 원오스님에게 말하였다. "앙산이 동사를 만난 인연에 대하여 나도 할 말이 있다. 동사는 당시 한 알의 구슬만을 찾았는데 앙산은 당장 한 더미의 구슬을 쏟아 놓았다." 원오스님은 이 말을 깊이 수긍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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