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연수좌라는 이가 있었는데 향북인(向北人) 으로 강직하고 자립심이 있는 사람이었다. 회당스님, 진정스님 등에게 공부하여 실로 깨친 바 있었지만 나타내지 않고 대중에 묻혀 지내니 아무도 그를 알지 못하였다. 홍주 혜안사 주지를 서로 미루고 가지 않으려 한다는 말을 듣고 진정스님에게 아뢰었다. "저도 갈 수 있습니까?" "갈 수 있지." 드디어 답장을 보내 혜연수좌를 천거하니 혜연수좌는 공문을 받자 곧장 떠나갔다. 당시 제일수좌로 있던 담당스님이 혜연수좌에게 물었다. "그대는 그곳에 가서 어떻게 주지를 하려는가?" "저는 복이 없는 사람이니 모든 사람과 인연을 맺고 스스로 걸망을 등에 메고 거리에 나가 목탁을 두들겨서 대중에게 공양할 것입니다." "이 일은 모름지기 노형만이 할 수 있는 일이오." 그리고는 게송을 지어 전송하였다. 스님이여! 신오 땅에 들어가거든 중생을 잘 이끌어, 잠시 나귀다리는 숨겨놓고 먼저 부처님의 손을 펴시오. 시비를 지적하고 미추를 분별하여 죽이고 살리는 칼자루를 잡고서 사자후를 하며 중생의 근기에 응하여 육신의 입을 여시오. 동서남북으로 흩어지려는 자들을 구슬이 맴돌고 옥이 구르는 것처럼 가르치시고, 자기를 모르는 모든 이에게 단박에 무명의 늪에서 헤쳐 나오게 하소서. 하 하 하, 3에다 3을 곱하여 3 3은 9가 되듯, 조사 조사가 이 법을 전해왔고 부처 부처가 손수 주셨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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