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등수순스님은 삽천 사람인데 오랫동안 불감스님에게 귀의하여 공부하였다. 대중에 섞여 살며 법을 묻곤 하였는데, 까마득하여 아무 것도 깨달은 바가 없자 갑자기 탄식하며 말하였다. "내가 이 생에서 철저하게 깨닫지 못한다면 맹세코 이불을 펴지 않겠다." 이에 49일 동안을 노주(露柱)에 기댄 채 맨땅 위에 서 있었는데, 마치 부모상을 당한 사람 같았다. 한 번은 불감스님이 상당하여 말하였다. "삼라만상이 모두 한 법에서 도장 찍히듯 나온 것이다." 스님이 그 말끝에 단박 깨달았다. 그리하여 불감스님을 찾아가 뵈니 불감스님이 말하기를 "아깝다! 한 알의 밝은 구슬을 이 지랄병 든 놈이 주웠구나."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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