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재스님이 황룡스님을 찾아뵈었으나 기연이 맞지 않아 얼마 후 영원스님에게서 공부하게 되었다. 그는 선실에 들어갔다가 나오면 반드시 눈물을 흘리며 스스로를 반성하였다. '이 일을 내 분명히 보았는데 다만 기연에 임하여 토(吐)해 내지를 못하니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영원스님은 그의 독실함을 알고, '확실히 깨쳐야만 비로소 자유자재할 수 있다'고 말해주었다. 얼마 후 옆 스님이 조동광록을 읽는데 이를 훔쳐보다가, 약산스님이 땔감을 짊어지고 돌아오는데 한 스님이 "어디서 오느냐."고 묻자 "땔감을 해온다."고 하였다. 그 스님이 또다시 약산스님의 허리춤에 달려 있는 칼을 가리키며 "달그락, 달그락 소리나는 그것이 무엇이오?"라고 묻자 약산스님은 칼을 빼어들고 나무 자르는 시늉을 했다는 부분에 이르러 크게 깨치고 옆에 있던 스님을 한 대 갈겨주고 요사채 문을 박차고 나가며 입에서 나오는대로 게송을 읊었다. "깨달았다, 깨달았다. 큰 바다는 물이 마르고 허공은 깨지는구나! 사방팔방에 나를 가로막는 난간이 없고 삼라만상이 모두 누설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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