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스님이 21세 때 서주 태평사에 계시는 오조법연스님을 찾아뵈었다. 그러나 오조스님이 머지않아 해회사로 옮겨가려 하니 불안스님은 실망한 나머지 이렇게 말하였다. "이제야 내 일이 되어 가는데 스님을 따라가 황폐한 절에서 시봉을 하다 보면 어떻게 내 일을 마칠 수 있겠습니까?" 드디어는 게송을 지어 이별을 고하였다. "서쪽으로 민아산을 떠나 오천리 길에 다행이 물병과 지팡이 짚고서 높은 선사 찾아뵈었네. 못난 재목에 자주 도끼질을 한다해도 둔한 말은 두 번째 채찍을 알지 못하네. 일월처럼 빛나는 은혜 느꼈지만 산 속에 머물 수 없는 이 내 몸 내일 아침 산 아래로 떠나가도 뒷날 다시 와서 인연을 맺으리라." 오조스님도 게송으로 불안스님을 송별하였다. "완백대 앞에서 그대를 보낼 때 복사꽃 비단같고 버들잎은 눈썹같아라. 내년 이맘 때 난간에 기대서서 바라본다면 한 두 가지 버들은 여전히 푸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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