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 23.08.25

마음공부 2023. 8. 25. 08:06

요주 천복사의 오본(悟本)스님은 강서 운문사에서부터 대혜스님을 시봉하여 천남 소계사에 이르렀다. 거기에는 당시 빼어난 스님들이 모두 모였으며 '인가'를 받은 사람도 많았다. 그래서 오본스님은 대혜스님이 자기를 버릴 것이라고 생각하고 다른 곳으로 떠나려고 하자 대혜스님이 그 사실을 알고 말하였다. "그대는 참선에만 전념하라. 만일 터득한 바가 있다면 말하지 않아도 내가 먼저 알 것이다."  얼마 후 오본스님이 깨달음을 얻었다는 소문을 들었지만 대혜스님은 일부러 "오본시자는 그렇게 오랫동안 참선을 하고서도 하는 말마다 모르는 소리뿐이다." 하니, 오본스님이 대혜스님에게 욕지거리를 퍼부었다. "야, 이 쩨쩨한 도깨비야!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도 전에 나는 곽산의 산신각에서 세차례나 이(齒)갈이를 했다. 오냐, 내가 가르쳐 주마." 이를 계기로 더욱 분발하여 조주스님의 <無字 화두>를 가지고 정진하였다. 어느날 삼경 무렵에 법당 기둥에 몸을 기대고 깜박 잠들었다가 자기도 모르게 입에서 <無>자가 튀어나오면서 홀연히 깨달았다. 사흘 후 대혜스님이 마을에서 돌아오자 오본스님이 방장실로 달려갔는데 문지방을 넘어서면서 말을 꺼내기도 전에 대혜스님이 말하였다. "털보스님이 이번에야 비로소 철저히 깨달았구나!"

'마음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공부 23.08.31  (1) 2023.08.31
마음공부 23.08.28  (0) 2023.08.28
마음공부 23.08.21  (0) 2023.08.21
마음공부 23.08.18  (0) 2023.08.18
마음공부 23.08.16  (0) 2023.08.16
Posted by 붓다선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