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리(醉里)에 계(戒)도인이라 하는 미치광이 중 한사람이 있었다. 마을에 머물면서 하루도 취하지 않는 날이 없었으나 그가 내놓은 문장은 남다르게 기이하여 세인들은 성승(聖僧)인지 범승(凡僧)인지 가늠하지 못하였다. 누군가 그에게 술을 내주며 제문을 짓도록 하니, 계도인은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문장을 지었다. 영가님이여! 사바세계에 나시어 성내지 않고 질투하지 않으며, 술 마시기 좋아하여 길거리에 드러누우시라. 도솔천에 태어난다면 그때는 바야흐로 술 마시지 못하리라. 왜냐고? 정토세계에서야 술 살 곳이 있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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