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록 1.

조사어록/백장록 2008. 8. 7. 11:58
백장록 (四家語錄)

행록1.

스님의 휘(諱)는 회해(懷海:749-814)이며, 복주(福州) 장락(長樂)사

람이다. 성은 왕씨(王氏)로 어린 나이네 세속을 떠나 삼학(三學)을

두루 닦았다. 그때 대적(大寂:709-788, 馬祖스님의 호)스님이 강서(江

西)에서 널리 교화를 펴고 있었으므로 찾아가 마음을 쏟아 의지하였

는데, 서당 지장(西堂智藏:735-814)·남전 보원(南전普願:748-834)스

님과 함께 나란히 깨친 분이라고 이름났었다. 그리하여 당시 세 분

의 대사가 우뚝 서게 된것이다.

스님이 마조(馬祖)스님을 모시고 가다가 날아가는 들오리떼를 보

았는데, 마조스님께서 물으셨다.

"저게 무엇인가?"

"들오리입니다."

"어디로 갈까?"

"날아갔습니다."

마조스님께서 갑자기 머리를 돌려 스님의 코를 한번 비틀자 아픔

을 참느라고 소리를 내질렀다. 마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다시 날아갔다고 말해보라."

스님께서는 그 말끝에 느낀 바가 있었다.

시자들의 거처인 요사채로 돌아와 대성통곡을 하니 함께 일하는

시자 하나가 물었다.

"부모 생각 때문인가?"

"아니."

"누구에게 욕이라도 들었는가?"

"아니"

"그렇다면 왜 우는가?"

"마조스님께 코를 비틀렸으나 철저하게 깨닫지를 못했기 때문이

다."

"무슨 이유로 깨닫지 못하였는가?"

"스님께 직접 물어보게."

그리하여 그 시자가 마조스님께 물었다.

"회해시자는 무슨 이유로 깨닫지 못했습니까? 요사채에서 통곡을

하면서 스님께 물어보라는 것입니다."

마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가 알테니 그에게 묻도록 하라."

그 시자가 요사채로 되돌아와서 말하였다.

"스님께서는 그대가 알 것이라 하시며, 나더러 그대에게 물으라

하셨네."

스님(백장)이 여기에서 깔깔 웃자, 그 시자가 말하였다.

"조금 전에 통곡하더니 무엇 때문에 금방 웃는가?"

"조금 전에 울었지만 지금은 웃네."

그 시자는 그저 멍할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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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붓다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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