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록 3.
스님께서 다시 참례하면서 모시고 서 있는 차에 마조스님은 법상
모서리의 불자(拂子)를 보고 있었으므로 스님께서 물었다.
"이 불자를 통해서(卽) 작용합니까, 아니면 이를 떠나(離) 작용합
니까?"
마조스님이 말씀하였다.
"그대가 뒷날 설법을 하게 된다면 무엇을 가지고 대중을 위하겠느
냐?"
스님께서 불자를 잡아 세웠더니 마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을 통해서(卽) 작용하느냐, 이를 떠나서 작용하느냐?"
스님께서 불자를 제자리에 걸어 두자 마조스님께서는 기세 있게
악! 하고 고함을 쳤는데 스님께서는 곧장 사흘을 귀가 먹었다.
이로부터 우뢰같은 명성이 진동하였다. 신도들이 청하여 홍주(洪
州)의 신오(新吳) 국경지대인 대웅산(大雄山)에 머물게 되었는데, 그
거처하는 바위와 묏부리가 깎아지른 듯 높았기 때문에 스님을 백장
(百丈)이라 부르게 되었다.
여기에 머문 지 한 달이 뭇되어 현묘한 이치를 참구하는 남자들이
사방에서 찾아왔는데, 당시 위산 영우(위山靈우:771-853)스님과 황벽
희운(黃蘗希運)스님이 으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