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록 2.
다음날, 마조스님께서 법당에 올라왔다. 대중이 모이자마자 스님께
서 나와서 법석(法席)을 말아버렸더니 마조스님은 바로 법좌에서 내
려왔다. 스님께서 방장실로 따라가자 마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조금 전에 말도 꺼내지 않았었는데 무엇 때문에 별안간 자
리를 말아버렸느냐?"
"어제 스님께 코를 비틀려 아파서였습니다."
"그대는 어제 어느 곳에 마음을 두었느냐?"
"코가 오늘은 더이상 아프질 않습니다."
"그대는 어제 일을 깊이 밝혔구나."
스님께서는 절하고 물러났다.
다른본(本)에는 이렇게 되어 있다.
마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디 갔다 오느냐?"
"어제는 우연히 외출하게 되어 미처 모시지 못하였습니다."
마조스님이 '악!' 하고 고함을 치자 스님께서는 바로 나가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