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것이 보는 바가 없는 것입니까?"
"만약 남자나 여자 및 일체 색상을 보되 그 가운데에 사
랑함과 미워함[愛憎]을 일으키지 아니하여 보지 못함과 더불
어 같은 것이 곧 보는 바가 없는 것이니라."
"일체 색상을 대할 때는 곧 본다고 하거니와 색상을 대하
지 않을 때도 또한 본다고 할 수 있읍니까?"
"보느니라."
"물건을 대할 때는 설령 보는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물건
을 대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서 보는 것이 있읍니까?"
"지금 내가 본다고 하는 것은 물건을 대하거나 물건을 대
하지 않거나를 논(論)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본다고 하는 그
성품은 영원한 까닭에 물건이 있을 때도 보고 물건이 없을
때도 또한 보는 것 이니라. 그런 까닭에 물건에는 본래 스스
로 가고 옴(去來)이 있으나 본다는 성품에는 가고 옴이 없음
을 알지니, 다른 모든 감각 기관도 또한 이와 같느니라."
"바로 물건을 볼 때에 보는 가운데 물건이 있읍니까?"
"보는 가운데 물건이 서지 못 하느니라."
"바로 물건이 없음을 볼 때 보는 가운데 물건이 없읍니
까?"
"보는 가운데는 물건 없는 것도 서지 못하느니라."
"소리가 있을 때는 곧 들을 수 있거니와 소리가 없을 때에
도 들을 수 있읍니까?"
"역시 듣느니라."
"소리가 있을 때엔 설령 들을 수 있다고 하지만 소리가 없
을 때는 어떻게 듣습니까?"
"지금 '듣는다'고 하는 것은 소리가 있거나 없거나를 논하
지 않는다. 왜냐하면 '듣는다'는 자성은 영원한 까닭에 소리가
있을 때도 듣고 소리가 없을 때도 또한 듣느니라."
"이렇게 듣는 자는 누구 입니까?"
"이는 자기의 성품이 듣는 것이며 또한 아는 이가 듣는다
고 하느니라."
Posted by 붓다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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