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 한 대로 세 관문을 깨면



【제056칙】



〈수시〉-------------------------------------------


모든 부처님이 일찍이 세상에 출현하였으나 사람에게 한 법도 전해 준 적이 없으며, 조사도 일찍이 서쪽에서 왔으나 마음을 전수해 주지 않았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이를 알지 못하고 밖으로 치달리며, 자기 자신에게 있는 하나의 대사인연도 일천 성인이 어찌하지 못한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그런데 지금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며, 말하면서도 말하지 못하고,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을 어디에서 얻을 수 있겠느냐? 만일 통달하지 못했다면 갈등의 소굴 속에서 알아차리도록 하여라.



〈본칙〉-------------------------------------------


거양선객이 흠산스님에게 물었다.


?한 화살촉으로 세 관문을 격파했을 때는 어떠합니까??


?관문 속에 있는 주인공을 내놓아 보아라.?


?잘못이 있다면 반드시 고쳐야지요.?


?당장에 고쳐봐라!?


?화살은 잘 쏘셨는데 맞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거양선객이 바로 나가버리자, 흠산스님이 말하였다.


?잠깐!?


거양선객이 머리를 돌리자, 흠산스님이 멱살을 움켜쥐고 말하였다.


?한 화살로 세 관문을 격파하는 것은 그만두고 저 흠산에다 화살을 쏘아보아라.?


거양선객이 말을 할 듯 말 듯 망설이자, 흠산스님이 일곱 방망이를 치면서 말하였다.


?이놈이 앞으로도 30년은 더 헤매야 정신을 차리겠구나!?



〈송〉-------------------------------------------


그대에게 관문 속의 주인공을 내보내니


활을 쏜 무리들은 거칠게 굴지 마라


눈을 보호하려 하면 반드시 귀를 먹고


귀를 버리자니 두 눈이 멀게 될 터


화살 한 대가 세 관문을 깨부수니


화살이 지난 뒷길 또렷또렷 분명하네


그대는 듣지 못하였나


현사스님 하신 말


?대장부란 천지가 개벽되기 이전에 이미 마음으로 조종을 삼는다

Posted by 붓다선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