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날아가버렸다고
【제053칙】
〈수시〉-------------------------------------------
온 세상 어디에도 감추지 못하고 완벽한 기봉을 드높이 드러내며, 어디에도 막힘이 없어 한 수 한 수마다 몸을 벗어날 기틀이 있으며, 말마다 사심이 없어 사물마다에 살인의 뜻이 있다. 말해 보아라, 옛사람이 결국에 어느 곳에서 쉬었는가를...
〈본칙〉-------------------------------------------
마조스님이 백장스님과 함께 길을 가다가 들오리가 날아가는 모습을 보고 말하였다.
?저것이 무엇이냐??
백장스님이 말하였다.
?들오리입니다.?
?어디로 날아가느냐??
?날아가버렸습니다.?
스님이 마침내 백장스님의 코끝을 비틀자, 백장스님이 고통을 참느라 신음하였다.
마조스님이 말하였다.
?뭐, 날아가버렸다고??
〈송〉-------------------------------------------
들오리여, 어디 있는지 알가 수 없네
마조스님은 만나자 말을 걸었네
산, 구름, 바다, 달 등 온갖 것들 말했으나
여전히 모르고 도리어 날아가려 하네
날아가려 하는 순간 잡아들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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