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097칙】
〈수시〉-------------------------------------------
집어들기도, 내버리기도 하며 자유자재로 활동할 수 있다 해도 아직 솜씨 있는 선자라 할 수 없다. 또 하나를 보면 셋을 아는 영리한 자라 하더라도 아직 선을 터득했다고 할 수가 없다. 천지를 갑자기 뒤엎고 온 세상을 사로잡을 말을 하며, 우뢰같이 달리고 번개처럼 치달으며 구름인양 내닫고 빗발같이 퍼부어서 못을 기울이고 산을 쓰러뜨리며 항아리 물을 쏟아 놓고 동이를 쓰러뜨리는 재주가 있다 해도 그 정도로는 아직 선의 반도 터득했다 할 수 없다. 그럼 과연 하늘의 관문을 돌려 열 줄 알고 지축을 옮겨 놓을 만한 역량을 지닌 자가 있느냐?
〈본칙〉-------------------------------------------
금강경에 이르기를 다음과 같이 하였다.
「사람에게 업신여김과 천대를 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선세에 지은 죄업으로 응당 악한 세계에 떨어져야 하겠지만 금생에 사람들의 업신여김과 천대를 받았기 때문에 선세의 죄업이 바로 소멸되느니라.」
〈송〉-------------------------------------------
손바닥에 있다네 금강의 밝은 구슬
누군들 공 있으면 선뜻 내어 주련만
어중이 떠중이들 그런 자 하나 없네
악마인들 어쩌랴 이것 저것 다 없으니
석가여, 석가여 구슬 든 날 아는가
아무렴 알지, 알고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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