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 장승상 덕원에게 답함

 

공손히 생각해보니 아란야(阿鍊若: 절)에 한가히 거쳐하면서 저 스님과 더불어 한 곳에 함께 모여 비로자나의 깊은 세계를 즐거이 담론하면서 마땅함을 따라 불사(佛事)를 행하되 병과 번뇌가 없고 몸은 편안하십니까?

위로부터 모든 성인이 모두 그러하지 않음이 없었으니 이른 바 생각 생각 가운데 온갖 법이 멸(滅)하여 다 없어진 삼매(三昧)에 들어서 보살의 길에서 물러나지 않았고 보살의 일을 버리지 않았고 대자비심을 버리지 않았으며 바라밀(波羅蜜)을 닦아 익히되 일찍이 쉬지도 않았으며 모든 불국토를 관찰함이 싫어하거나 태만함이 없었고 중생을 제도하는 원(願)을 버리지도 않았으며 법륜(法輪)을 굴리는 일도 중단하지 않았고 중생을 교화하는 일을 그만둔 적도 없었으며 혹 가지고 있는 수승한 원(願)을 다 원만함을 얻어 모든 국토의 차별을 알아 부처님의 근본성품에 들어가서 피안(彼岸)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은 대장부가 일상생활 가운데 받아 쓸 집안일입니다.

그대는 이것에 힘써 행하여 게으름이 없으니 나도 이것에 대해서는 또한 그대를 본받아야 하겠습니다. 또한 내가(대혜스님) 손댐을 허락할는지 모르겠습니다.

들으니 장사(長沙)에 이르러 곧 비야(毗耶)에서 입을 막고 불이문(不二門)에 깊이 들어갔다고 하니 이것 또한 본본 밖의 일이 아니라 법이 이와 같기 때문입니다.

원컨대 그대는 이와 같이 수용한다면 모든 마(魔)와 외도들이 반드시 와서 법을 수호하는 착한 신장(神將)이 될 것입니다.

그 나머지 가지가지 차별의 다른 뜻도 모두 본인의 마음이 보고 듣고 하는 경계(註441 참조)이지 또한 다른 것이 아닙니다.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습니다.

Posted by 붓다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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