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열스님이 수십명의 납자를 거느리고 수지스님을 찾아갔는데 수지스님은 종열스님과 몇마디 주고받지 않고서도 종열스님의 경지를 알았다. 그리고는 웃으면서 말하였다. "수좌를 보아하니 기질은 훌륭한데 어찌하여 말은 마치 술 취한 사람같이 하느냐?" 종열스님은 얼굴을 붉히고 식은땀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바라옵건대 스님께서는 자비를 아끼지 마시고 가르침을 주십시오." 다시 이야기를 나누다가 얼마 후 또 따끔하게 일침(一針)을 가하자 종열스님은 망연자실하였다. 그래서 자신의 무리를 이끌고 입실하려 하였으나 수지스님은 웃으면서 말하였다. "그대는 대중의 수좌(首座)로서 설법하는 사람이다. 나는 보고들은 게 넓지 못하니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종열스님이 재삼 간청하였으나 수지스님이 말하였다. "나는 복이 없어 사람들에게 신임을 얻지 못하였으니, 설령 내가 수좌의 절을 받는다 해도 뒷날 반드시 나 때문에 시비를 듣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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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붓다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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