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룡혜남스님이 자명스님이 주지로있는 복엄사의 서기(書記)로 있을때, 자명스님이 야참 법문에서 여러 총림의 잘못된 견해를 비난하는 설법을 처음으로 들었는데 모두가 평소에 어렵게 얻은 요체들이었다. 그리하여 감탄해 마지않고 정성을 다하여 도(道)를 물으려고 세 차례 찾아갔으나 그 때마다 꾸지람을 듣고 물러났다. 끓어오르는 화를 참지 못하여 맡은 일을 모두 되돌려주고 그 이튿날 다시 찾아갔지만 자명스님의 꾸지람은 여전하였다. 황룡스님이 말하였다. "저는 다만 깨닫지 못하였기에 찾아와 물은 것입니다. 선지식께서는 마땅히 방편을 베풀어 주셔야 하는데도 가르쳐 주시지는 않고 오로지 꾸지람만 하시니, 어찌 그것을 예로부터 법을 전수해 온 격식이라 하겠습니까?" 그러자 자명스님은 깜짝 놀라며 말하였다. "남(南) 서기야? 내가 너를 꾸짖는다고 생각하느냐!" 황룡스님은 그 말에 마치 통 밑바닥이 쑥 빠지듯 훤히 깨치게 되어 절을 올리고 일어서니 몸에서는 식은땀이 흠뻑 흘러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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