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 23.07.14

마음공부 2023. 7. 14. 08:23

운봉스님이 처음 대우스님을 찾아 뵙자 수지스님이 물었다. "그대는 무엇을 구하려고 여기 왔는가." "불법을 배워볼까 해서 찾아왔습니다." "어떻게 불법을 쉽사리 배울 수 있겠는가. 기운이 있을 때 대중을 위하여 한 차례 구걸 행각을 한 뒤에 불법을 배운다 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  운봉스님은 천성이 순박하여 그 말을 의심하지 않고 그 길로 구걸을 떠났다. 그러나 돌아와 보니 수지스님은 취암(翠巖)으로 옮겨 간 뒤였다. 스님이 다시 취암으로 수지스님을 찾아가 입실하기를 청하자 수지스님이 말하였다. "불법은 우선 그만 두고 차가운 밤날씨에 대중들에게 숯이 필요하니, 한 차례 더 숯을 구걸해 온 뒤에 불법을 배운다 하여도 늦지 않을 것이다." 스님은 이번에도 스님의 말씀대로 사방을 돌아다니며 숯을 구걸하여 연말이 되어서야 숯을 싣고 돌아와 가르침을 구하니 수지스님이 말하였다. " 불법이 썩어 없어질까 걱정이냐? 마침 유나(維那) 자리가 비었으니 사양치 말고 맡아보아라!"  어쩔 수 없이 유나직을 맡게 된 스님은, '수지스님의 의중이 과연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탄하였다. 그러던 어느날 깨진 물통을 묶으려고 대껍질을 잡아당기다가 옆에 놓인 쟁반에 물통이 부딪쳐 땅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보고서 크게 깨쳤다. 그제서야 수지스님의 마음 씀씀이를 알게 되어 그 길로 수지스님에게 달려가니 수지스님이 웃으며 큰 소리로 말하였다. "유나여! 기뻐하라, 큰 일을 마쳤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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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붓다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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