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스님이 목주스님을 찾아 뵙고 종지를 깨친 다음 진조시랑의 집에 가서 3년을 보내고 다시 돌아와 목주스님을 뵈니 스님이 말하였다. "남방에 가면 설봉스님이란 분이 있는데 그대는 그 곳에 가서 종지를 받지 그러느냐." 이에 스님은 설봉산을 찾아갔다. 스님이 설봉스님의 농막까지 갔을 때 한 스님을 만나 그에게 물었다. "스님은 산에 오르는 길이요?" "그렇소." "내 한마디 부탁할 것이 있는데 절에 가면 설봉스님께 물어주시오. 그런데 다른 사람이 시킨 말이라고 하면 안됩니다." "그렇게 하지요." "절에 가서 주지스님이 법당에 올라 대중을 모아 놓거든 그 자리에서 앞으로 나아가 그의 팔을 잡고 '이 늙은이야, 목 위에 쓰고 있는 형틀을 왜 벗어 던지지 못하느냐!' 하시오." 그 스님은 가르쳐준대로 하였다. 그러자 설봉스님은 갑자기 법좌에서 내려와 멱살을 움켜잡고 "빨리 말해라, 빨리!" 라고 소리쳤는데 그 스님은 말이 없었다. 설봉스님은 그 스님을 밀치면서 말하였다. "이 말은 네 말이 아니다." "제 말입니다." "시자야! 오랏줄과 몽둥이를 가져오너라." "스님, 사실은 제 말이 아니라 농막에 있는 절강 땅 스님 하나가 저에게 말한 것입니다." "대중들아! 농막에 가서 5백명을 거느릴 선지식을 맞이해 오너라."  이튿날 운문스님이 산에 오르자 설봉스님은 보자마자 말하였다. "무슨 인연으로 그러한 경지를 얻었는가!" 운문스님은 고개를 숙였고, 이 일로 기연이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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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붓다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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