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감변1.
스님께서는 대중에게 늘 이렇게 말씀하였다.
"그대들은 지금 자신의 마음이 곧 부처임을 믿어야 한다. 이 마음
이 곧 부처의 마음이다(卽心是佛). 그러므로 달마(達摩)대사께서 남
천축국(南天竺國)에서 오셔서 상승(上乘)인 일심법(一心法)을 전하여
그대들을 깨닫게 하셨다. 또 자주 「능가경」에 말씀하기를 '부처님
은 마음을 근본으로 하시고 아무 방편(門)도 쓰지 않은 방편을 펴셨
다'하였으며, 또 말씀하시기를 , '법을 구하는 이는 아무 구할 것이
없어야 한다. 마음 밖에 따로 부처가 없고 부처 밖에 따로 마음이
없다'하셨다.
선(善)을 취하지도 말고 악(惡)을 버리지도 말아야 하며, 더럽거나
깨끗한 쪽에 모두 의지하지 않아야 한다. 죄의 성품이 공함을 통달
하면 생각생각 어디에도 죄를 찾을 수가 없는데, 그것은 자기 성품
이 없기 때문이다. 3계가 오직 마음일 뿐이며 삼라만상이 한 법에서
나온(印)것이다. 형상(色)을 볼 때, 그것은 모두가 마음을 보는 것인
데, 마음 스스로가 마음이라 하지 못하므로 현상을 의지해서 마음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상황따라 말하면 될 뿐, 현상(卽事)에
든 이치(卽理)에든 아무 걸릴 것이 없다. 수행의 결과로 얻어지는 깨
달음도 마찬가지다. 마음에서 난 것은 형상(色)이라 하는데, 형상이
공함을 알기 때문에 난 것은 동시에 난 것이 아니다. 이 뜻을 체득
하면 그때그때 옷 입고 밥 먹으며 부처될 씨앗을 기르면서 그저 인
연따라 시절을 보내면 될 뿐이니, 더 이상 무슨 일이 있겠는가.
그대들은 나의 가르침을 받고 나의 게송을 들어보아라
마음 바탕을 때에 따라 말하니
보리도 역시 그러할 뿐이라네
현상에나 이치에나 모두 걸릴 것 없으니
나는 그 자리가 나지 않는 자리라네
心地隨時說 菩提亦只寧
事理俱無碍 當生卽不生