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 그치면서 움직이니 움직임이 없고 움직이면서 그치니 그침이 없나니

止動無動이요 動止無止니
지동무동 동지무지

움직임과 그침은 상대법으로서 여기서는 먼저 이 두 상대법을 서로 긍정한 다음에 두 법을 부정하였읍니다(照而遮). 그치면서 움직인다(止而動) 함은 그침과 움직임이 서로 긍정하면서 두 법이 융통자재하게 살아나는 동시에 움직임이 없음(無動)을 말하였고, 움직이면서 그친다(動而止) 함은 움직임과 그침이 서로 긍정하면서 두 법이 상통(相通)하는 동시에 그침이 없음(無止) 을 말하였읍니다. 그러므로 움직임과 그침의 양변을 완전히 부정하면서 다시 두 법을 긍정하여 서로 융통자재하게 쓸 수 있는 중도정의(中道正義)를 여기서도 불 수 있는 것입니다. 그치면서 움직임(止動)과 움직이면서 그침(動止)은 두 법이 서로 비춰서(雙照) 살아남(常照)을 말하고, 움직임이 없고(無動) 그침이 없다(無止)함은 두 법을 함께 막아(雙照) 없애 버림으로써 (常寂) 비치면서 항상 고요하고(照而常寂) 고요하면 항상 비치는 (寂而常照) 중도 법계의 이치를 그대로 나타낸 것입니다. 이 구절에서는 먼저 비춰서 막고(照而遮) 뒤에 막아서 비춘다 (遮而照)는 순서만 달리하였을 뿐, 막음과 비춤을 함께 한 (遮照同時) 중도 정의는 다름이 없읍니다. 결국 움직임은 그침에 즉(卽)한 움직임이므로 움직임이 없는 것이며, 그침은 움직임에 즉(卽)한 그침이므로 그침이 없어서, 움직임과 그침이 함께 융토자재하면서 동시에 두 상대법이 없어짐을 말하고 있읍니다. 또한 움직임은 그침 가운데 움직임이며 (靜中動), 그침은 움직임 가운데 그침이어서(動中靜) 움직임과 그침의 두 상대법이 함께 없어지면서 함께 서로 통하고 있읍니다.

Posted by 붓다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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