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022칙】
〈수시〉-------------------------------------------
크고 커서 바깥이 없고, 작고 작아서 없는 것에 가깝다. 잡았다 놓았다 함이 다른 데서 비롯하지 않고, 말고 펼침이 오로지 참 나에 달려 있다. 달라붙음을 풀고 결박을 벗어나려면, 자취를 떼내어버리고 이런 저런 말씀을 다 삼켜 버려야 하며, 모두들 참다움의 요처에 자리잡고, 각자가 천길 벼랑에 서야만 한다. 자 말해 보아라. 이 어떠한 사람의 경계인지를....
〈본칙〉-------------------------------------------
설봉스님이 대중들에게 말했다.
?남산에 코가 자라처럼 생긴 독사가 있다. 너희들은 모두 잘 보아 두거라.?
장경 혜릉스님이 말하였다.
?오늘 대중들 중에 반드시 목숨을 잃은 사람이 있을 것이다.?
어떤 스님이 이를 현사스님에게 전하였다. 현사스님이 말하였다.
?혜릉 법형이므로 그처럼 할 수 있다. 그러나 나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 스님이 물었다.
?스님께서는 어떻게 하실 것입니까??
현사스님이 말했다
?남산까지 갈 필요가 뭐 있겠느냐??
(운문스님은 설봉스님 앞에 주장자를 던지면서 뱀이라 겁주는 시늉을 하였다.)
〈송〉-------------------------------------------
상골암 높고 높아 오르는 이 없어라
오른 이에게 독사는 장난감
혜릉도 현사도 어쩌지 못했구나
모두들 독사에 몸 망치고 숨 끊기네
운문은 이미 알고 있었네
풀 헤쳐 보아야 동서남북 어디에도 독사 없음을
별안간 주장자 불쑥 내밀었지
설봉 앞에 던진 건 독사 아가리
독사 아가리여 번개불과 같구나
눈 치켜 떠 살펴도 보이지 않네
설두산 유봉 그 독사 있기는 있지
모든 이 하나하나 열심히 살펴보게나
(설두스님이 소리쳤다.?바로 네 발 밑을 살펴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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