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봉만봉 속으로



【제025칙】



〈수시〉-------------------------------------------


아무리 훌륭한 마음의 작용을 지녔다 해도 깨달음에 달라붙은 채 떠나지 않는다면 독의 바다에 빠지게 될 것이다. 뛰어난 한 마디를 내뱉아 천하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하지 못한다면 범속에 떨어지고 말것이다. 부싯돌이 반짝하는 순간에 검고 흰 것을 알아보고 번갯불이 번쩍할 때 생사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면 시방을 좌단하고 천 길 벼랑의 경지에 이를 것이다. 자, 이런 활작용이 있음을 아느냐?.



〈본칙〉-------------------------------------------


연화봉의 암주가 주장자를 들고서 대중에게 설법하였다.


?옛사람들은 여기에 이르러 무엇 때문에 머물려 하지 않았는가??


대중들이 아무런 대답이 없자, 스스로 대중을 대신하여 말하였다.


?그들이 수행의 도상에서 별 도움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시 이어 말하였다.


?궁극적으로 무엇인가??


또 스스로 대신해 말하였다.


?주장자를 비껴든 채 옆 눈 팔지 않고 첩첩이 쌓인 산봉우리 속으로 곧장 들어가노라.?



〈송〉-------------------------------------------


눈에는 티끌 모래, 귀에는 흙투성이


천봉만봉 속에서도 살지 않으리


꽃은 지고 물은 흘러 그저 아득타


눈 꼬리 치켜들고 찾아보건만


그림자도 이미 볼 수 없어라

Posted by 붓다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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