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 따라 갔다가 지는 꽃에 돌아오다



【제036칙】



〈본칙〉-------------------------------------------


어느날 장사스님이 산을 유람한 후 문 앞에 이르자, 수좌가 물었다.


?스님, 어딜 다녀오십니까??


?산을 유람하고 오는 길이다.?


?어디까지 갔다 오셨습니까??


?처음엔 향기로운 풀을 따라갔다가, 지는 꽃을 따라서 돌아왔느니라.?


?아주 봄날 같군요.?


?아무렴, 가을날 이슬 방울이 연꽃에 맺힌 때보다야 낫지.?



〈송〉-------------------------------------------


대지엔 티끌 한 점 없는데


어느 사람인들 보려 하지 않으랴


처음엔 향기로운 풀을 따라갔다가


다시 지는 꽃을 따라 돌아왔네


파리한 학은 차가운 나무 위에 발돋움하고


미친 원숭이는 옛 누대에서 휘파람 부네


장사의 한없는 뜻이여!

Posted by 붓다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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