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화로를 엎어버렸어야지
【제048칙】
〈본칙〉-------------------------------------------
왕태부가 초경사에 들어가니, 차를 달이고 있었다. 그때 낭상좌가 명초와 함께 차 끊이는 냄비를 붙잡고 있다가, 낭상좌가 차 냄비를 뒤집어버리자, 태부가 이를 보고서 상좌에게 물었다.
?차 끊이는 화로 밑에 무엇이 있습니까??
낭상좌가 말하였다.
?화로를 받드는 신이 있지요.?
?화로를 받드는 신이 왜 차 냄비를 엎어버렸습니까??
?오랜 동안의 벼슬살이 하루아침에 쫓겨났지요.?
태부는 소매를 떨치고 나가버렸다. 명초가 말하였다.
?낭상좌는 초경사의 밥을 얻어먹고는 도리어 강 건너편에서 떼지어 시끌벅적거리는구나.?
?스님께서는 어떠십니까??
?귀신에게 당했구나.?
(설두스님은 말하였다.?명초가 그 말을 하자마자, 차 달이는 화로를 뒤엎어버렸어야지.?)
〈송〉-------------------------------------------
찬바람이 일 듯 다그쳐 물었으나
대처함은 훌륭한 솜씨 못되었네
가련하다. 애꾸눈의 용이여
어금니와 발톱을 드러내지 않으니
어금니와 발톱을 펼치게 되면
구름과 우레가 생기나니
물을 뒤엎는 파도 몇 번이나 겪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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