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이 천지를 삼키니
【제060칙】
〈수시〉-------------------------------------------
부처와 중생은 본디 차이가 없는데 산하와 자기가 어찌 차등이 있겠느냐? 그러나 무엇 때문에 이 두 가지가 뒤섞여 있는 것이냐? 만일 화두를 잘 다스리고 굴리며 요새가 되는 길목을 꽉 틀어막는다면 조금도 실수하지 않을 것이다. 만약 실수하지 않는다면 온 세상 어디에서라도 조금도 까딱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화두를 잘 다스리고 굴리는 것이냐?
〈본칙〉-------------------------------------------
운문스님이 주장자를 가지고 대중에게 설하였다.
?주장자가 용으로 변하여 천지를 삼켜버렸으니, 산하대지는 어디에 있느냐??
〈송〉-------------------------------------------
주장자가 건곤을 삼키나니
복사꽃 지는 물결 말해 무엇하리
꼬리를 태운 놈도 구름 안개 못 잡으니
부레 말리는 놈 되었다 어찌 정신 잃을쏘냐
이로써 법문은 다하였거니
들었느냐, 못 들었느냐
깨끗하여 말쑥해야 하니
다시는 어지럽게 하지 말아라
일흔두 방망이도 가벼운 용서이니
백오십 방망이 쳐 용서해주기 어렵다
(갑자기 설두스님이 주장자를 들고 법좌에서 내려오니, 대중들이 모두 흩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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