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통을 들고 춤을 추다
【제074칙】
〈수시〉-------------------------------------------
모름지기 선승이란 막야의 명검을 자유자재로 휘두르고 그 칼날로 마음에 달라붙은 갈등의 병을 즉석에서 잘라버리며 명경 같은 반야의 지혜를 높이 내걸고 단 한마디로도 분명하게 본래 불심의 불가사의한 대광명을 이끌어 낼 수 있어야 한다. 은밀한 신비의 경지에서는 추우면 옷을 입고 배고프면 밥을 먹는 식으로 자유무애하게 뜻대로의 생활을 한다. 그런 사람은 또 보통 사람이 상상도 못할 만큼 신출귀몰한 활약을 하므로 도저히 가까이 다가가기 어렵다. 자, 그럼 알 수 있겠느냐?
〈본칙〉-------------------------------------------
금우스님은 언제나 점심 때가 되면 몸소 밥통을 가지고 승당 앞에서 춤을 추면서 껄껄대며 말하였다.
?보살아! 밥 먹어라.?
(설두스님은 말하였다.?그러나 금우스님의 마음씨가 좋지는 않다.?)
〈송〉-------------------------------------------
구름 속 어디선가 터지는 웃음소리
두 손으로 안아다 나누어 준 뜻
번뜩이는 눈을 가진 황금사자여
그대는 어디서나 선뜻 알아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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