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084칙】
〈수시〉-------------------------------------------
옳다고 말하나 과연 옳다고 할 만한 것이란 없고, 또 옳지 않다고 말하지만 과연 옳지 않다고 할 만한 것도 없다. 옳다 옳지 않다를 이미 저버리고 얻었다 잃었다를 모두 잊어버리면 깨끗한 벌거숭이가 되어 아무 거칠 것이 없지 않느냐. 자 말해 보아라. 내 앞뒤에 있는 것은 무었이냐? 어쩌다 한 중이 불쑥 다가와?앞에 있는 것은 삼문이오. 뒤에 있는 것은 침당방장입니다.?한다면, 이 자는 제대로 눈을 가진 자라 할 수 있겠느냐. 어떠냐? 만약 이런 인물을 알아보려 한다면 너희들 스스로가 직접 고인의 경지를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본칙〉-------------------------------------------
유마힐이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보살이 둘이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그것은 무엇인가??
?제 생각으로는 일체의 법에 말도 없고 설명도 없으며, 보여줌도 없고 알려줌도 없으며, 모든 물음과 답변을 떠난 그것이 둘이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는 문수사리가 유마힐에게 물었다.
?저희들은 각자의 설명이 끝났습니다. 인자께서 말씀하셔야 하겠습니다. 무엇이 보살이 둘이 아닌 법문에 들어가는 것입니까??
(설두스님은 말하였다.?유마야, 무슨 말을 하겠느냐?? 다시 말하였다.?속셈을 간파해버렸다.?)
〈송〉-------------------------------------------
가련타 유마노, 공연한 걱정으로
온 몸 꼬챙이 된 채 병들어 누웠구나
문수가 온다 하니 방안 털고 야단일세
불이문이 무언가 공연한 질문으로
그나마 낡은 문짝 박살날 뻔했다네
일묵으로 빠져가니
황금사자 문수도 찾아낼 길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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