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일도 없는 것만 못하다



【제086칙】



〈수시〉-------------------------------------------


온 세상을 한 손에 움켜쥔 채 털끝만큼도 새어나가지 않게 한다. 온갖 번뇌와 망상 따위를 끊어 버리고 사려와 분별이 조금도 남지 않게 한다. 함부로 입을 놀려 지껄이면 잘못되고 만다. 또 망설이면 엉뚱하게 빗나가 버린다. 자, 그럼 말해 보아라. 난관을 헤쳐 나간 그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는 무애의 경지가 어떤 것인지를...



〈본칙〉-------------------------------------------


운문스님이 법어를 내리셨다.


?사람마다 모두가 광명을 가지고 있다. 이를 보려고 하면 보이지 않고 어두컴컴하다. 어떤 것이 여러분의 광명이겠느냐??


스스로 대신하여 말하였다.


?부엌의 삼문이다.?


다시 또 말하였다.


?좋은 일도 없는 것만 못하다.?



〈송〉-------------------------------------------


저절로 눈부셔라 광명 여기 있으니


눈먼 그대 위해 알뜰히 말해 주었건만


꽃 지고 숲은 비어 광명천지 열렸으니


누군들 못 보랴


보인다 안 보인다 모두 부질없어라


거꾸로 소 타고도 불전에 드는 것을

Posted by 붓다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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