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혜스님이 말하였다.

"요즈음 불과(佛果圓悟)선사 회중에서 공부한 납자는 불안(佛眼淸遠)선사를 뵈려 하지 않고 불안선사 회중에서 공부한 납자는 불과선사를 뵈려 하지 않는다. 이는 마치 많은 봉사들이 코끼리를 만지는 격이니 어떻게 두 노스님의 뜻을 알겠는가? 그들은 불안선사가 곧 규범을 갖춘 불과선사이며, 불과선사가 바로 규범을 갖추지 않은 불안선사라는 점을 전혀 모르고 있다. 사람을 지도할 때 눈 멀게 하지 않으려면 불과선사를 찾아보아야 한다. 만일 불안선사만 본다면 열반당(涅槃堂)의 선(禪)이니, 스스로는 구제할 수 있어도 남을 지도하지는 못한다. 혜남(慧南)노선사의 회하에서 깨달음을 얻은 납자들에게 진점흉(眞點胸:可眞)선사를 뵙도록 하는 것은 가진선사의 수단이 매섭고 신랄하여 학인을 지도하는 데 남다른 면모가 있기 때문이다."

스님이 하루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요즘 참선하는 사람들은 마치 파리떼와 같아서 조금만 비린내가 풍겨도 그곳에 머물고 만다.처음부터 그런 것을 모두 뽑아버리고 아무 냄새 없는 곳을 찾아 평지에 머물러야 한다. 예로부터 학인을 잘 지도하는 작가종사로 목주(睦州道明)스님이란 분이 있었는데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너에게 앉을 곳이 있는 것을 보면 곧장 깎아 없애고 처음부터 모든 것을 깎아 나아가야 한다."

대혜스님이 또 하루는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학인을 가르치는 종사는 안주하는 곳이 있어서는 안된다. 만일 안주하는 곳이 있으면 학인이 앞에서 떠나가는 꼴을 보게 된다."

하루는 또 말하였다.

"너희는 오직 생각을 불살라 놓고 보아라. 재가 되어 갑자기 화로 밖으로 싸늘한 콩 한 알이 튀어나와야만 아무 일 없는 사람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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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붓다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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