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공부 24.01.25

마음공부 2024. 1. 25. 07:56

대혜스님은 담당스님이 입적하자 각범스님에게 행장을 부탁하고, 용안선사의 소개 편지를 가지고 특별히 형남의 무진거사를 찾아가 탑명을 청하였다. 처음 무진거사를 만났을 때 그는 선 채로 스님에게 물었다. "스님은 그처럼 짚신만 신고 이 먼길을 왔습니까?" "저는 수천리 길을 걸식 행각하면서 상공을 찾아왔습니다." "나이가 몇이오?" "스물 넷입니다." "수행승이 된 지 몇해나 되었소?" "2년 되었습니다." "어디서 이런 겉치레를 배워 왔소?" "오늘에야 상공을 만나 뵈옵니다." 무진거사는 웃으면서 우선 앉아서 차나 마시자고 하였다. 앉자마자 무슨 일로 먼길을 찾아왔느냐고 물으니 스님은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 말하였다. 담당스님께서 입적하여 다비를 하였는데 눈동자와 치아 몇개는 부숴지지 않았고, 무수한 사리가 나왔습니다. 이에 산중의 노스님들이 모두 상공의 문장으로 탑명을 마련하여 후학들을 격려하고자 하기에 부득이 먼길을 찾아와 청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무진거사가 말하였다. "나는 죄인으로 이곳에 머문 뒤론 한 번도 다른 사람을 위해 글을 짓지 않았소. 이제 한가지 물어 볼테니, 대답을 한다면 탑명을 지을 것이나 그렇지 못한다면 돈 5관을 줄터이니 발길을 돌려 다시 도솔사로 가서 참선이나 하시오." "그러시다면 상공께서 물으십시오." "내 듣자하니 담당 노스님의 눈동자가 부숴지지 않았다고 하는데 정말이오?" "정말입니다." "내가 묻는 것은 그 눈동자가아니오." "상공은 어떤 눈동자를 물으셨습니까?" "금강의 눈동자를 물었소." "금강의 눈동자야 상공의 붓끝에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이 늙은이가 그를 위해 광명을 찍어 내어 그것으로 천지를 비추라는 얘기로군!" 대혜스님은 뜨락으로 내려서며 말하였다. "스승께서는 복이 많으신 분입니다. 상공의 탑명에 감사를 드립니다." 무진거사는 이를 허락하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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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붓다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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