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현귀성 화상은 냉엄하고 담담하여 납자들이 어려워하였다. 부산법원 스님과 천의의회 스님이 대중승으로 있을 때 특별히 그를 찾아갔는데, 때마침 눈보라가 치는 차가운 날씨였다. 귀성화상은 그들을 욕하며 쫓아내고 심지어는 객승의 숙소까지 찾아와 찬물을 끼얹어 옷을 흠뻑 적셔놓았다. 이에 다른 스님들은 모두 성을 내며 떠나갔지만 법원스님과 의회스님만은 좌복을 정돈해 놓고 옷을 단정히 하고 다시 객사채에 앉아 있으려니 귀성스님이 또 찾아와 꾸짖었다. "끝까지 떠나지 않는다면, 나는 너희를 때리겠다." 법원스님이 앞으로 가까이 다가서며 말하였다. "저희 두 사람은 스님의 선을 배우려고 수천 리 길을 특별히 찾아왔는데 어찌 물 한 바가지 끼얹었다고 떠나가겠습니까? 설령 때려 죽인다 해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귀성스님은 웃으면서 말하였다. "너희 두 사람은 참선을 시킬 터이니 물러가서 방부를 들여라." 이어서 법원스님에게 전좌(典座) 소임을 맡아보게 하였다.
'마음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공부 23.12.04 (1) | 2023.12.04 |
---|---|
마음공부 23.11.30 (0) | 2023.11.30 |
마음공부 23.11.23 (1) | 2023.11.23 |
마음공부 23.11.16 (1) | 2023.11.16 |
마음공부 23.11.13 (0) | 2023.1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