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003칙】
〈수시〉-------------------------------------------
어느 때는 행위를 보여주기도 하고, 어느 때는 경계를 들어 주기도 하며, 또 어떤 때는 짧은 한 마디 대꾸로 깨우쳐 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것은 고운 살에 상처를 내어 흠집 투성이로 만드는 것이다. 대도의 활동이 드러남은 세간의 법칙 속에 있지 않다. 지극한 도가 하늘을 덮고 땅을 덮음을 헤아려 안다 하여도, 그것은 손으로 더듬어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찾아낼 수 있어도 좋고, 찾아낼 수 없어도 좋다. 그런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찾아낼 수 있다고 하는 것도 잘못이고, 찾아낼 수 없다고 하는 것도 잘못이다. 아주 위험한 일이다. 찾아낼 수 있다고 하는 것도 찾아낼 수 없다고 하는 것도 안 된다 하면, 이를 어떻게 하여야 하겠는가.
〈본칙〉-------------------------------------------
마조스님이 노환으로 몸이 편치 않았다. 원주가 찾아와서 물었다.
?스님, 건강은 좀 어떠십니까??
마조스님이 말하였다.
?일면불도 있고 월면불도 있다.?
〈송〉-------------------------------------------
일면불이니 월면불이니
오제 삼황 그것들 다 무엇이더냐
이십 년 내내 괴로웠던 나날들
그것들 찾아 창룡굴 몇번이나 들락였나
능히 감당하여 이을지언정
눈밝은 이들이여 가벼이 여기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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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면불은 천팔백년, 월면불은 하루 밤낮만 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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