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004칙】
〈수시〉-------------------------------------------
푸른 하늘의 밝은 태양은 동쪽을 가리키지도 서쪽을 선긋지도 않고 모두를 끌어안고 밝게 비춘다. 그러나 시절인연에 따르려면 마땅히 병에 따라 적당한 약을 주어야만 한다. 말해 보아라. 적극적으로 풀어 줄 것인가, 아니면 절대적으로 침묵할 것인가.
〈본칙〉-------------------------------------------
덕산 스님이 위산에 이르러 바랑을 멘 채 법당에서 동에서 서로, 서쪽에서 동으로 왔다갔다 하더니 뒤돌아보며 말했다.
?없다, 없어!?
그리고는 곧바로 나가버렸다. 덕산스님이 문 앞에 이르러 말하였다.
?너무 경솔했나..좀 더 살펴봐야겠다.?
그리고는 몸가짐을 가다듬고 다시 들어가 뵈었다. 위산스님이 앉으려 하니, 덕산스님이 좌구를 집어들면서 말하였다.
?스님!?
위산스님이 불자를 잡으려 하자, 덕산스님이 갑자기 소리를 지르고는 소맷자락을 떨치며 나가버렸다.
덕산스님은 법당을 뒤로 하고 짚신을 신고는 곧바로 떠나버렸다.
위산스님이 저녁나절에 수좌에게 물었다.
?아까 새로 찾아온 스님은 어디 있는가??
?그 당시에 법당을 등지고 짚신을 신고 떠나버렸습니다.?
?이 사람은 훗날 고봉정상에 암자를 짓고 부처를 꾸짖고 조사를 욕할 것이다.?
〈송〉-------------------------------------------
한 번 보고 또 다시 가서 살피니
눈 위에 서리 더해 위험할 뻔하였다
비기장군 포로 되어 고생한 꼴 될 뻔했네
온전히 돌아 나올 자 몇이나 될까
곧장 달려 나왔구나, 우물쭈물하지 않고
고봉정상의 풀 속에 편히 앉아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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