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그라미 하나 그리고
【제069칙】
〈수시〉-------------------------------------------
말 한마디도 붙일 수 없는 조사의 심인장은 무쇠소처럼 생긴 기봉이다. 가시덤불을 뚫고 나온 납승은 이글거리는 화로 위에 한 점의 눈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평지에서 종횡으로 관통하는 것은 그만두고, 어떠한 수단이나 방편에도 의지하지 않는다면 어떻겠느냐?
〈본칙〉-------------------------------------------
남전, 귀종, 마곡스님이 함께 혜충국사를 예방하러 가는 도중에 남전스님이 땅에 일원상을 그려놓고 말하였다.
?말하면 가겠다.?
귀종스님이 일원상 가운데 앉자, 마곡스님은 여인처럼 다소곳이 절하는 시늉을 하니, 남전스님이 말하였다.
?그렇다면 떠나지 않겠네.?
귀종스님은 말하였다.
?이 무슨 수작이냐.?
〈송〉-------------------------------------------
유기가 화살로 원숭이를 쏘니
나무 끼고 도는 화살 어찌 그리 곧은지
천 사람 만 사람 가운데서
어느 누가 일찍이 적중시켰을까
돌아갈까 돌아가세
조계로에는 안 가리라
(설두스님이 말하였다. ?조계로는 평탄한데 무엇 때문에 안 가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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