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혜스님이 말하였다. "참선이란 기봉을 가졌다고 해서 그것으로 반드시 자신이 옳다고는 말할 수 없다. 예전에 운개 수지스님은 도안이 밝은 분이었다. 하루는 태수가 산사에 들어와 담공정 (談空亭) 에 쉬면서 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담공정입니까?" "이것이 담공정이요." 태수는 이를 불쾌히 생각하여 드디어 똑같은 질문을 본 모고스님에게 하였다. 그는 "정 (亭) 자만 가지고서도 설법할 수 있는데 무엇하려고 입으로 공 (空) 을 이야기하겠느냐"고 대답하니 태수는 기뻐하여 마침내 그를 운개사의 주지로 옮겨주었다. 본선사는 수지선사에 비하면 훨씬 못하다. 그러므로 진정한 사실은 기봉만으로 취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혜스님이 말하였다. "요즘 사람들은 전도된 것을 따를 줄만 알지 바른 이치는 따를 줄 모른다. 이를테면 무엇이 부처냐고 물어 마음이 부처라고 하면 도리어 평범한 대답이라 생각하고, 무엇이 부처냐 해서 등롱이 벽을 따라 천태산에 오른다고 해야 대단하다고 말을 하니 이것이 어찌 전도된 것을 따르는 일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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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붓다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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