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원숭악스님이 처음 민주 건원사의 목암(木庵)스님을 찾아 뵙고 오랫동안 공부하다가 하직인사를 드리니 목암스님이 <유구무구(有句無句)는 등넝쿨이 나무에 기대있는 것과 같다>는 화두를 거론하였다. 그러자 송원스님이 대답하였다. "싹둑 잘라버릴 것입니다." "낭야스님은 이에 대해 '한 무더기 좋은 땔감이로다' 하였다." "화살 위에 화살을 얹는 격입니다." "그대의 말을 내 따를 수야 없지만 그렇게 공부가 안 되어 가지고는 뒷날 불자를 잡고 설법한다 해도 사람을 가르칠 수 없고, 사람을 간파할 수도 없을 것이다." "사람을 가르치는 일은 온갖 번뇌에 매인 범부를 단숨에 성인의 경지로 뛰어 들어가게 하는 것이니 진실로 어려운 일이지만, 사람을 간파한다는 것은 얼굴만 스치면 말 한마디 안 해도 그의 골수까지 알 수 있으니, 무슨 어려움이 있겠습니까?" 이에 목암스님은 손을 들어 저지하며 말하였다. "그만! 그만! 그대에게 명백히 말해주리라. '입을 벌려 말한다는 것은 혓바닥에 있는 것이 아니라고.' 뒷날 그대 스스로 알게 될 것이다."
'마음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공부 23.08.11 (0) | 2023.08.11 |
---|---|
마음공부 23.08.09 (0) | 2023.08.09 |
마음공부 23.08.04 (0) | 2023.08.04 |
마음공부 23.08.02 (0) | 2023.08.02 |
마음공부 23.07.31 (0) | 2023.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