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혜공스님의 답서를 평하다
절옹 여담(浙翁如)스님 / 1151∼1225

이 글은 실로 염라대왕 대궐 앞에서 사죄받을 수 있는 한 통의 비방이다. 그러나 요즈음
제방의 스님들이 모르는 것을 어찌하랴. 과연 이 글을 수긍하여 명심할 수 있다면 언젠가
크게 덕을 볼 날이 있으리라. 그래서 나는 늘 이 글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곤 한다.
"찬은산(隱山=州 淨衆山 佛眞 了禪師)스님도 말하기를 "상주물인 돈과 곡식은 대중공양을
제외하고는 거의 쥐약과 같다" 하였다. 주지나 수입·지출을 맡은 자로서 일단 여기에 빠져
들었다 하면 온몸이 썩어 문드러지리니, 이는 율부(律部)에 자세히 실려 있다.
또한 옛 분〔오조스님〕은 돈을 가지고 창고에 가 생강을 사 가지고 돌아와서야 약을 달였
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지금 방장(方丈) 자리에 앉아 있는 자들은 대중의 발우에 담길 물
건을 깎아서 자기의 속을 멋대로 채울 뿐 아니라, 자기만을 떠받든다 해서 그것이 인심을
들뜨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여긴다. 또 이보다 심한 경우는 값진 것을 팔아 널리 인심을 얻
고 큰 절로 승진하기를 바라기까지 하니 뒷날 추상같은 염라대왕이 계산해 줄 값이 두려울
뿐이다." 『염애온록(溫錄)』
Posted by 붓다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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