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인요원(佛印了元:1032~1098)스님이 어느 날 방에 들어가려는데 생각찮게 소동파(蘇東坡)가 오자, 그에게 말하였다.
"이곳에는 앉을 자리가 없어 거사를 모실 수 없습니다."
"잠시 스님의 육신[四大]을 자리로 빌어 앉아 봅시다."
"이 산승에게 한 가지 질문이 있는데 거사께서 만일 대답을 하면 앉도록 하겠지만 대답을 못하신다면 옥대(玉帶)를 풀어 주시오."
이 말에 소동파가 선뜻 말씀해 보라 하니 스님이 말하였다.
"거사는 조금 전에 이 산승의 육신을 빌어 앉겠다고 하셨는데, 이 산승의 육신은 본디 빈[空] 것이며 오음(五陰)도 있는 것이 아닙니다. 거사는 어디에 앉겠소?"
이 말에 소동파는 생각해 보았지만 대답하지 못하고, 마침내 옥대를 풀어 놓고 껄껄대며 밖으로 나가자 불인스님은 행각할 때 입던 누더기를 그에게 선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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