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법신품(法身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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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거룩한 대혜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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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존이시여, 여래·응공·정변지께서는 당신의 증득하신 바 안으로 깨달아 아시는 법을 말씀하시기 원하옵니다. |
어떠한 법을 법신(法身)이라 이름합니까? 저희와 일체 보살이 여래 법신의 모양[法身相]을 잘 알면, 자신과 다른 이까지도 함께 의심이 없는 데에 들어갈 것입니다." |
부처님께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
"훌륭하고 훌륭하다. 훌륭한 대혜여, 그대의 의심되는 바를 뜻대로 묻거라. 그대를 위하여 분별해 주리라." |
대혜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어지신 세존이시여, 가르치심을 잘 받겠습니다." |
또 부처님께 아뢰었다. |
"세존이시여, 여래·응공·정변지의 법신(法身)은 짓는 법[作法]입니까? 짓지 않는 법입니까? |
인(因)입니까? 과(果)입니까? 능견(能見)입니까? 소견(所見)입니까? 말함입니까? 말할 바입니까? |
지혜입니까? 지혜로 깨달을 바입니까? |
이와 같은 말과 구절[句]는 여래의 법신과 다른 것입니까? 다르지 않은 것입니까?" |
부처님께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
"여래·응공·정변지의 법신 모양이라고 하는 이러한 말과 구절은 짓는 법이 아니며, 짓지 않는 법도 아니며, 인(因)도 아니며, 과(果)도 아니니, 무슨 까닭인가? 2변(邊)은 허물이 있기 때문이다. |
대혜여, 만약 여래를 짓는 법이라 말한다면, 이는 무상(無常)이니, 만약 무상이라면 일체 작법도 마땅히 여래일 것이다. 그러나 불(佛)·여래·응공·정변지께서는 이 작법을 허가하지 아니하신다. |
대혜여, 만약 여래 법신이 짓는 법이 아니라면 이는 몸이 없음이니, 한량없는 공덕과 일체의 행(行)을 수행하였다고 말한 것은 곧 허망한 것이다. |
대혜여, 만약 짓는 것이 아니라면, 마땅히 토끼 뿔이나 석녀와 같아서 짓는 인(因)이 없기에 또한 몸도 없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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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 / 415] |
대혜여, 만약 법이 인(因)도 아니며, 과(果)도 아니며 있는 것도 아니며, 없는 것도 아니라면, 저 법체(法體)는 네 가지 상(相)을 떠난 것이다. |
대혜여, 저 네 가지 법은 세간(世間)의 언설이라 이름한다. |
대혜여, 만약 법이 네 가지 법을 떠난 것이라면, 저 법은 다만 명자만 있는 것이 석녀와 같다. |
대혜여, 석녀 등은 명자와 글귀의 법일 뿐이니, 말하건대 4법과 같다. |
만약 4법에 떨어지는 것이라면 지혜 있는 자는 취하지 않으니, 이와 같이 일체 '여래를 묻는 어구'를 지혜 있는 자는 마땅히 알아야 한다." |
부처님께서 또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
"나는 일체 모든 법이 무아(無我)임을 말하리니, 그대는 무아의 이치를 잘 들어라. |
무아는 안 몸[內身]이 무아이니, 그러므로 무아이다. |
대혜여, 일체 모든 법에 자기 몸[自身]이 있고, 다른 몸[他身]이 없는 것인가? 그것은 소와 말과 같다. |
대혜여, 비유컨대 소의 몸은 말의 몸이 아니며, 말은 또한 소가 아니니, 그러므로 있다 없다고 말할 수 없지만, 저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
대혜여, 일체 모든 법도 또한 이와 같아서 체상(體相)이 있는 것도 아니며, 없는 것도 아니지만, 어리석은 범부는 모든 법의 무아(無我)인 체상을 알지 못하니, 분별하는 마음 때문이요, 분별 아니하는 마음은 아니다. |
대혜여, 이와 같아서 일체법이 공했으며, 일체법이 나지 않는 것[不生]이며, 일체법이 체상이 없는 것도 또한 그러하다. |
대혜여, 여래 법신도 또한 이와 같아서, 5음(陰)에서 같음도 아니며 다름도 아니다. |
대혜여, 여래 법신이 5음과 같다면, 곧 무상(無常)이니, 5음은 짓는 바 법이기 때문이다. |
대혜여, 여래 법신이 5음과 다르다면, 곧 두 법이 있어서 체상이 같지 아니함이 소의 두 뿔이 서로 같아서 다르지 아니하나, 별개의 자체가 있어서 길고 짧음이 다른 것과 같을 것이다. |
대혜여, 만약 이와 같을진대 일체 모든 법이 마땅히 다른 모양이 없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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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 / 415] |
다른 모양이 있음이 소의 왼쪽 뿔이 오른쪽 뿔과 다르며, 오른쪽 뿔이 왼쪽 뿔과 다른 것과 같다. 이와 같은 길고 짧은 것이 서로 상대하여 각각 다르며, 색(色)의 여러 가지가 서로 차별됨과 같다. |
대혜여, 이와 같이 여래 법신의 모양은 5음에서 같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며 다르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요, 해탈에서도 같다고 말하지 못하며 다르다고 말하지 못할 것이요. 열반에서도 같다고 말하지 못하며 다르다고 말할 수 없어서, 이와 같이 해탈에 의하므로 여래 법신의 모양이라고 말한다. |
대혜여, 만약 여래 법신이 해탈과 다르다면, 곧 색상(色相)과 같아서 바로 무상(無常)할 것이요, 만약 여래 법신이 해탈과 다르지 않다면, 곧 능증(能證)과 소증(所證)의 차별이 없을 것이다. |
대혜여, 수행하는 자는 곧 능증과 및 소증을 보기 때문에 그러므로 같음[一]이 아니다. |
대혜여, 이와 같이 알 수 있는 경계는 같음도 다름도 아님을 알아야 한다. |
대혜여, 만약 법이 항상되는 것도 아니며, 항상됨이 없는 것도 아니라면 인(因)도 아니며 과(果)도 아니요, 유위(有爲)도 아니며 무위(無爲)도 아니요, 각(覺)도 아니며 불각(不覺)도 아니요, 능견(能見)도 아니며 가견(可見)도 아니요, 음(陰)·계(界)·입(入)을 떠난 것도 아니며, 음·계·입에 나아가는 것[卽]도 아니요, 명(名)도 아니며 경계도 아니요, 같음도 아니며 다름도 아니요, 상속(相續)도 아니며 상속 아님도 아니요, 일체 모든 법을 벗어난 것이다. |
만약 모든 법을 벗어났다면 그 이름만 있을 뿐이요, 만약 다만 그 이름만 있다면, 저 법은 생(生)함이 아닐 것이니, 생함이 아니므로 저 법은 멸함도 아니다. |
멸함이 아니므로 저 법은 허공과 같아서 평등하다. |
대혜여, 허공은 인(因)도 아니며 과(果)도 아니다. 만약 법이 인도 아니며 과도 아니라면 저 법은 가히 관찰할 수 없을 것이요, 가히 관찰할 수 없다면 저 법은 모든 희론을 벗어난 것이요, 만약 일체 희논을 벗어났다면 여래 법신이라 이름할 것이니, 이를 여래·응공·정변지의 법신의 모양이라 이름할 것이다. 그 일체 모든 근(根)과 경계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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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 / 415] |
그 때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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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과 근(根)을 떠나서 |
과(果)도 아니며 인(因)도 아니고, |
이미 각(覺)·소각(所覺)을 떠났으며, |
능견(能見)과 가견(可見)을 떠났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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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연과 5음(陰)에서 |
부처님께서 보는 법이 없으니, |
만약 보는 법 없다면 |
어떻게 분별한다고 하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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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음도 지음 아님도 아니며 |
인(因)도 또한 과(果)도 아니요 |
음(陰)도 음을 떠남도 아니며, |
또한 딴 곳에 있지도 않으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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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마음으로 분별하겠는가. |
분별로는 능히 보지 못할 것이며, |
저 법은 없는 것도 아니어서 |
모든 법은 법 그대로일 뿐이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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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있음으로서 없다고 말하고 |
먼저 없음으로서 있다고 말한 것이니, |
그러므로 없다고도 말할 수 없고 |
또한 있다고도 말하지 못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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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我)와 무아(無我)에 어리석어 |
단지 음성에만 집착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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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 / 415] |
그는 2변(邊)에 떨어져서 |
허망한 말로 세간을 망치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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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 모든 허물을 떠나면 |
나의 법을 곧 볼 것이니, |
이는 바른 견해라서 |
부처님 비방하지 아니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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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거룩하신 대혜보살은 또한 부처님께 아뢰었다. |
"세존이시여, 원하오니 세존께서는 저희를 위하여 해설해 주십시오. |
여래께서는 곳곳에서 말씀하시기를, '모든 법이 생(生)하지 않으며, 멸하지 않는다'라고 하셨습니다. |
세존께서는 또한 말씀하시기를, '생하지 않으며 멸하지 않는 것이 여래 법신이라고 이름함이니, 그러므로 생하지 않으며 멸하지 않는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 말씀하신 '생하지 않으며 멸하지 않는다'는 것은 없는 법이기 때문에 생하지 않으며 멸하지 않는다고 이름한 것입니까? 여래의 딴 이름으로서 생하지 않으며 멸하지 않는 것이라 한 것입니까? 그러나 부처님께서 항상 말씀하시기를, '모든 법이 생하지 않으며, 멸하지도 아니함은 있음과 없음의 법[有無法]을 건립함을 떠났기 때문이다'라고 하셨습니다. |
세존이시여, 만약 일체법이 생함이 아니라면, 이는 일체법이라 말하지 못할 것이니 일체법이 생하지 않는 까닭입니다. |
만약 다른 법에 의하여 이러한 이름이 있다면, 세존께서는 마땅히 저희를 위하여 말씀하실 것입니다." |
부처님께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
"훌륭하고 훌륭하다. 훌륭한 대혜여,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말하리라." |
대혜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
"어지신 세존이시여, 가르치심을 잘 받겠습니다." |
부처님께서 대혜보살에게 말씀하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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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 415] |
"여러 법신은 없는 물건도 아니며, 또한 인연에 의하여 있다고도 말하지 아니할 것이며, 또한 허망하게 '생함도 아니며 멸함도 아니다'라고 말함도 아니다. |
대혜여, 내가 항상 불생불멸(不生不滅)이라 말한 것은 뜻대로 나는 몸[意生身]이라 이름함이다. |
여래 법신은 외도와 성문과 벽지불의 경계가 아니며, 또한 7지(地)에 머무르는 보살의 경계도 아니다. |
대혜여, 내가 말한 불생불멸은 곧 여래의 다른 이름이다. |
대혜여, 비유컨대 석제환인(釋提桓因)과 제석과 왕과 부란타라(不蘭陀羅)1), 손과 손톱과 신체와 땅과 먼지와 허공과 무애(無礙), 이와 같은 여러 가지 명호가 이름은 다르나 뜻은 한 가지이니, 많은 이름에 의하여 '많은 자체(自體)의 제석 등이 있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
대혜여, 나도 또한 이와 같아서, 사바세계에서 3아승기(阿僧祗) 백천(百千)의 명호가 있어, 범부는 비록 말하나 이것이 여래의 다른 이름임을 알지 못한다. |
대혜여, 혹 어떤 중생은 여래를 아는 자도 있으며, 자재(自在)를 아는 자도 있으며, 일체지(一切智)를 아는 자도 있으며, 세간을 구함[救世間]을 아는 자도 있으며, 도자(導者)가 됨을 아는 자도 있으며, 장자(將者)가 됨을 아는 자도 있으며, 승자(勝者)가 됨을 아는 자도 있으며, 묘자(妙者)가 됨을 아는 자도 있으며, 세존을 아는 자도 있으며, 부처님을 아는 자도 있으며, 우왕(牛王)을 아는 자도 있으며, 스승을 아는 자도 있으며, 선인(仙人)을 아는 자도 있으며, 범(梵)을 아는 자도 있으며, 나라연(那羅延)2)을 아는 자도 있으며, 승자(勝者)를 아는 자도 있으며, 가라라(迦羅羅)3)를 아는 자도 있으며, 구경(究竟)을 아는 자도 있으며, 아리타니미(阿梨陀尼彌)를 아는 자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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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범어 pura -dara 의 음역으로 인드라신, 범천(梵天)과 함께 불법을 수호하는 신. |
2) 범어 n r ya a 의 음역으로 힌두교의 비쉬누(vi u)신을 가리킴. 일반적으로 금강역사(金剛力士)·견고역사(堅固力士) 혹은 역사(力士)라고 의역하며 엄청난 힘을 가진 신을 의미한다. |
3) 범어 kalala 의 음역으로 태내오위(胎內五位)의 첫 번째 단계로 태아가 모태에서 발생한지 최초의 7일간을 말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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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 / 415] |
있으며, 달(月)을 아는 자도 있으며, 태양을 아는 자도 있으며, 바루나(婆樓那)1)를 아는 자도 있으며, 비야사(毘耶娑)2)를 아는 자도 있으며, 제석(帝釋)을 아는 자도 있으며, 힘(力)을 아는 자도 있으며, 바다를 아는 자도 있으며, 불생(不生)을 아는 자도 있으며, 불멸(不滅)을 아는 자도 있으며, 공(空)을 아는 자도 있으며, 진여(眞如)를 아는 자도 있으며, 실제(實際)를 아는 자도 있으며, 열반을 아는 자도 있으며, 법계(法界)를 아는 자도 있으며, 법성(法性)을 아는 자도 있으며, 상(常)을 아는 자도 있으며, 평등을 아는 자도 있으며, 불이(不二)를 아는 자도 있으며, 무상(無相)을 아는 자도 있으며, 연(緣)을 아는 자도 있으며, 불체(佛體)를 아는 자도 있으며, 인(因)을 아는 자도 있으며, 해탈을 아는 자도 있으며, 도(道)를 아는 자도 있으며, 실체(實諦)를 아는 자도 있으며, 일체지(一切智)를 아는 자도 있으며, 의생신(意生身)을 아는 자도 있다. |
대혜여,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여래·응공·정변지의 사바세계와 다른 세계에서 3아승기인 백천의 명호들은 더하지도 줄지도 아니하는데, 중생은 모두 '물 속의 달과 같이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않은 것'으로 안다. |
그러나 범부는 깨닫지도 알지도 못하므로 2변(邊)이 상속(相續)하는 법에 떨어진다. 그러나 모두 나를 공경하며 공양한다. |
그리고 명자(名字)와 구의(句義)를 잘 알지 못하므로 차별상을 취하여 능히 스스로 알지 못하고, 명자에 집착하므로 허망하게 불생불멸을 분별하여 '없는 법이다'라고 이름하고, 여래의 명호가 차별한 모양이 인타라(因陀羅)3)와 제석과 왕과 부란타라(不蘭陀羅) 등과 같음을 알지 못하니, 능히 이름과 진실을 결정하지 못하고 명자와 음성을 따라 법을 취함도 또한 다시 이와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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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varu a의 음역으로 바라문교에 있어서 율법신(律法神), 수신(水神). |
2) 범어 Vy sa의 음역으로, 『마하바라타(Mah bh rata)』를 편찬한 자로 알려져 있다. |
3) 범어 Indra의 음역으로 인드라신을 가리킴. 제신의 우두머리로서 천계에 군림하고, 많은 악인(樂人)과 미녀를 거느리고 있다. 불교에서는 석제환인(釋帝桓因) 또는 제석천(帝釋天)이라고도 번역되며, 호법(護法)의 선신(善神)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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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 415] |
대혜여, 미래 세상에 어리석은 범부가 말하기를, '이름과 같아서 뜻도 또한 이와 같다. 그런데도 다른 이름에 뜻이 있음을 능히 알지 못하니, 무슨 까닭인가? 뜻은 체상(體相)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하며, 또한 말하기를, '명자와 음성에 다르지 않고 뜻이 있으니 명자와 음성이 곧 뜻이다. 무슨 까닭인가? 명자의 체상을 알지 못한 까닭이다'라고 한다. |
대혜여, 저 어리석은 사람은 '음성이 곧 생이며 곧 멸이요, 뜻은 생멸이 아님'을 알지 못한다. |
대혜여, 음성의 성질은 명자에 떨어짐이나 뜻은 한가지로 명자에 떨어지지 않으니, 유(有)·무(無)를 떠났기 때문이며, 생함이 없고 체(體)가 없기 때문이다. |
대혜여, 여래의 설법은 자기 음성에 의하여 말함이요, 모든 명자가 이 유(有)·무(無)임을 보지 않으므로 명자에 집착하지 않는다. |
대혜여, 만약 사람이 명자에 집착하여 말하는 자는 그 사람은 잘 설법한다고 하지 못할 것이니, 무슨 까닭인가? 법은 명자가 없기 때문이다. |
대혜여, 그러므로 나의 경(經) 가운데서 말하기를, '불(佛)·여래는 끝까지 한 자도 말하지 아니하였으며, 한 이름도 보이지 아니하였다'라고 하니, 무슨 까닭인가? 모든 법은 명자가 없으니 뜻에 의함이요, 말이 없으니 분별에 의하여 말함이다. |
대혜여, 만약 설법하지 아니한다면 불·여래의 법륜(法輪)이 단멸(斷滅)할 것이니, 법륜이 단멸하면 또한 성문과 연각과 보살이 없을 것이요, 성문과 연각과 보살이 없다면, 어떠한 사람을 위하여 어떠한 법과 어떠한 일을 말할 것인가? |
대혜여,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언설(言說)과 명자에 집착하지 아니할 것이다. |
대혜여, 명자와 장구(章句)는 정해진 법[定法]이 아니요, 중생의 마음에 의하여 말함이니, 불·여래는 중생의 믿음을 따라서 모든 법을 말함은 그들로 하여금 심(心)·의(意)·의식(意識)을 멀리 떠나게 함이요, 자신이 안으로 증득하는 거룩한 지혜를 말하여 모든 법을 건립함은 아니다. |
여실히 일체 모든 법의 고요한 모양을 능히 아는 까닭이며, 다만 자심(自心)을 보고 알 바인 법을 깨달아서 두 가지 마음으로 분별하는 상을 떠났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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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 / 415] |
이와 같이 말하지 아니한다. |
대혜여, 보살마하살은 뜻에 의지하고 말에 의지하지 아니할 것이다. |
만약 선남자(善男子), 선여인(善女人)이 문자와 말만을 따르는 자는 사견(邪見)에 떨어져서, 자신도 제일의제(第一義諦)를 잃고 또한 다른 사람까지 망가뜨려서 깨닫지 못하게 한다. |
대혜여, 모든 외도들은 각각 자기 이론에 의지하여 다른 견해로 말한다. |
대혜여, 그대는 마땅히 일체 지위의 모양을 잘 알고, 말하기 좋아하고 변론에 재주가 있는 문사(文辭)와 장구(章句)를 잘 알며, 일체 모든 지위의 모양을 잘 알고서 명구(名句)와 말하기 좋아하고 변론에 재주가 있음에 나아가 취하여 모든 법의 뜻과 상응(相應)하는 모양을 잘 알아야 할 것이다. 그 때엔 자신이 무상(無相)의 법락(法樂)에서 낙수(樂受)를 받을 것이며, 대승에 머물러 중생으로 하여금 알게 할 것이다. |
대혜여, 대승을 취하는 자는 바로 부처님과 성문과 연각과 보살을 섭수(攝受)함이며, 부처님과 성문과 연각과 보살을 섭수함은 바로 수승하고 묘한 법장(法藏)을 섭수함이며, 법장을 섭수함은 바로 불종(佛種)이 끊어지지 않게 함이며, 불종이 끊어지지 않게 함은 일체 수승하고 묘한 나는 곳[生處]을 끊어지지 않게 함이니, 저 수승한 곳의 여러 보살들이 저 곳에 나기를 원하는 까닭이며, 모든 중생을 대승법에 두어서 10자재력(自在力)으로 모든 중생의 형색과 모든 번뇌[諸使]를 따라 능히 나타내어 여실법을 말한다. |
대혜여, 어떤 것이 여실법인가? 여실법이란 다름이 아니요[無異], 차별이 아니며, 취(取)함이 아니고, 버림[捨]이 아니며, 모든 희론을 떠났기 때문에 여실법(如實法)이라 이름한다. |
대혜여, 선남자·선여인은 문자와 음성에 집착하지 말 것이니 일체법은 문자가 없기 때문이다. |
대혜여,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사람들을 가리킬 때에 손가락으로 가리키지만, 저 어리석은 사람은 곧 손가락에만 집착하고, 손가락으로 인하여 가리키는 물건을 취하지 아니하는 것과 같다. |
대혜여, 어리석은 범부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음성을 듣고는 명자인 손가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