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암 심(已菴深)선사는 영화(永和)사람이며, 치선 원묘(癡禪原妙)스님의 법제자이다.
한번은 치선스님이 송을 지어 그를 전송하였다.
그대 보내려니 회심(懷深)사숙 그리워라
두 눈엔 예전처럼 두레박 소리 선하구나.
送君還憶深師叔 兩眼依前聽轆轤
후일 그는 온주(溫州)보은사(報恩寺)의 주지를 지냈는데, 동짓날 소참 법문을 하였다.
1 2 3 4 5
5 4 3 2 1
찬 바람이 얼굴을 후려치는데
울타리에 바람소리 을씨년하구나.
一二三四五 五四三二一
寒風劈面來 籬頭吹觱栗
그리고는 법좌에서 내려왔다.
내가 그 당시 객실에 있다가 그 법문을 듣고 그가 운문종(雲門宗)의 종지를 얻었음을 알았는데 애석하게도 그를 이을 법제자가 없어 소양(韶陽:운문)의 도가 그에게서 끊어져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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