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원 담밀(混源曇密)스님이 자택산(紫택山)의 주지로 있을 때 상당법문을 하였다.
"구름덮인 산은 아득하고 아름드리 나무는 울창한데, 옛 집은 가물가물하고 총림은 적막하구나. 나 혼원이 여기에다 가시나무를 심고 찔레 덤풀을 깔아 바깥과 굳게 막아 놓았으니 어느 누가 감히 바른 안목을 훔쳐볼꼬? 갑자기 한 놈이 나타나 여기서 몸을 돌려 숨을 쉰다면 진한 차 서너 잔을 대접하겠다. 그 뜻은 쟁기 끝에 있다. 그렇지 않다면 뾰족한 청산의 험한 길에서 푸른 하늘이나 볼 일이다. 공공연히 말해주지 않았다고 하지 말라!
봄 날씨 따뜻하고 꾀꼬리 지저귀는데 다시금 절벽 위에서 쏟아지는 물소리를 듣노라. 봄 산에 싸인 푸른 빛 속을 느릿느릿 걸어서 돌아올 땐 저 멀리 나는 새와 누가 함께 할꼬? 이렇게 돌아오는 한마디를 무어라 부를까. 팔굽혀 베개삼고 누워 저녁 종소리를 듣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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