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암 선과(月菴善果)스님은 신주(信州)연산(鉛山)사람이다. 처음 영도자(寧道者)를 친견하자 영도자가 물었다.
"상좌의 고향은 어딘가?"
"신주입니다."
"공부는 어디서 했는가?"
"연산 칠보사(七寶寺)입니다."
"보물은 얻어 왔느냐?"
선과스님이 두손을 펴 보이자 영도자는 쩌렁쩌렁한 소리로 할을 한번 하고 법당을 내려왔다.
뒷날 그는 사심 오신(死心悟新)스님을 찾아뵈니, 사심스님이 `운문화타(雲門話墮)'의 화두1)를 들어 설법하는 말을 듣고 법의 근원을 깊이 깨우쳤다. 그러나 그는 개복사를 후일 방장실에서 이 화두에 송을 붙여 학인들에게 설법하니, 총림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애송하였다.
만길 벼랑 용문산, 허공에 매달린 듯
깍아지른 절벽에서 손을 놓아 고기가 용이 되고
세상 사람 모두가 낚싯줄 끝만 보았지
흰갈대꽃이 붉은 여뀌꽃 과 마주한 것은 보지 못하네.
萬仞龍門勢倚空 懸崖撒手辨魚龍
時人只看絲綸上 不見蘆華對蓼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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