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혜스님이 어느날 말하였다.

“나는 평소 남 욕하기를 좋아하는데 현사스님의 어록을 읽다가 그분이 영운스님을 시험한 구절을 보고서 대단히 기뻐하였다.

현사스님이 지근스님에게, "알긴 잘 알았으나 노형께서는 아직 철저히 깨치지 못했음을 내 감히 보증합니다"하였는데 이 말은 우뚝 솟은 만길 벼랑같은 느낌이다. 그후 영운스님과 이야기를 마친 후 또다시 현사스님이 말하였다.

"너는 처음엔 그처럼 깨달은 것 같다가 뒤에는 도리어 이처럼 똥싸고 오줌을 싸느냐?"

내가 이 이야기를 원오스님에게 물으니 원오선사는 웃으며 말하였다.

"그가 뒤에 가서 그랬다는 것은 나도 이해할 수 없구나."

마침내 요사채로 돌아와서야 비로서 현사스님이 매우 괴상스런일을 꾸몄음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원오스님에게 말하자 원오선사는 웃으면서 '기쁘다, 네가 알아냈구나!'하였다.“

회당스님이 요즘 제방에는 이런 약두(藥頭:약방을 관리하는 스님)가 없는 곳이 많다고 하니 스님은 “절대 말하지 말라, 바깥 사람이 이 험한 소리를 듣겠다”고 하였다.

 

어느 노스님이 상당법문을 하였다.

“내가 노스님 회중에 있으면서 말후구(末後句)라는 것을 얻었으니, 이를 대중에게 보시(布施)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는 한참을 잠자코 있다가 다시 말하였다.

“만법과 짝이 되지 않는 자는 어떤 사람인가? 네가 한 입에 서강의 물을 모두 들어마신 뒤에야 너에게 말해 주리라.”

그리고 나서 그 노스님은 법좌에서 내려왔는데 이 모습을 본 대혜스님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라면 그렇게 하진 않겠다.  '내가 노스님 회중에 있으면서 말후구라는 것을 얻었으니 이를 대중에게 거사(擧似:들어 보여줌)하지 않을 수 없구나'하고서 법좌에서 내려오겠다.”

Posted by 붓다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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