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보전/벽암록
제 92 칙 부처, 자리에서 내려오다
붓다선원
2006. 3. 7. 10:24
부처, 자리에서 내려오다
【제092칙】
〈수시〉-------------------------------------------
거문고 줄만 조금 퉁겨도 무슨 곡인지를 아는 그런 사람이란 천 년에 한 번도 만나기 어렵다. 토끼를 보자 곧 매를 풀어놓듯 어떤 뛰어난 자가 나타나도 일시에 덮칠 수 있어야 한다. 온갖 말과 글을 한 마디 속에 몰아넣고 삼천대천세계를 티끌 하나 속에 포함시킬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사람과 하나가 되어 자유로운 경지를 얻었음을 입증할 사람이 있겠느냐?
〈본칙〉-------------------------------------------
어느날 부처가 법좌에 오르자 문수보살이 백추를 치면서 말하였다.
?법왕이 설하는 법을 잘 보라. 법왕의 법이란 방금 본 그와 같은 것이다.?
부처는 그만 자리에서 내려오고 말았다.
〈송〉-------------------------------------------
그 많은 열성 중에 눈 밝은 이 누구인가
법왕의 법이란 그런 것이 아닐세
영산회상 열성 중 뛰어난 자 있다면
문수인들 그 어찌 백퇴를 두들기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