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선의길잡이/대혜서장
32. 여사인 거인에게 답함
붓다선원
2024. 5. 10. 06:45
32. 여사인 거인에게 답함
천 가지 만 가지 의심이 다만 하나의 의심에 있나니 화두에서 의심이 깨어지면 모든 의심이 한꺼번에 부서지게 됩니다.
화두를 타파하지 못하면 또한 그 위에 나아가 더불어 서로 지어 가십시오.
만약 화두를 버려두고 달리 문자상에서 의심을 일으키거나 경전에서 의심을 일으키거나 고인의 공안상에서 의심을 일으키거나 일상 번뇌 가운데에서 의심을 일으키면 모두가 삿된 마구니의 권속들입니다.
첫 번째로 (선사가) 들어 일으키는 곳에서 알려고 하지 말며, 또한 사량하고 헤아리지 말고 오로지 뜻을 두어 사량 할 수 없는 곳에 나아가 사량하면 마음이 갈 바가 없으니 마치 늙은 쥐가 소뿔에 들어가면 곧 움쭉달싹못하게 되는 것과 같습니다.
또한 마음이 만약 시끄럽거든 다만 <구자무불성(狗子無佛性)> 화두를 드십시오.
부처님과 조사들의 말씀, 제방의 노숙(老宿)의 말씀의 천 가지 만 가지 차별들은 만약 <무(無)>자만 꿰뚫으면 한꺼번에 통과할 것이니 애써 다른 사람에게 묻지 마십시오.
만약 한결같이 다른 사람에게 부처님의 말씀은 어떠하며, 조사의 말씀은 어떠하며, 제방의 선지식의 말씀은 어떠한가 묻는다면 영겁에 깨달을 때가 없을 것입니다.